대학가도 아닌데 젊은 외국인 우르르…"빈방 없어요" 인기 비결
[스타트UP스토리]오정훈 엔코위더스 대표- 2025.05.08 07:00
- 엔코위더스가 운영하는 공용주거 시설 '엔코플렉스'의 커뮤니티 공간. 오정훈 엔코위더스 대표와 입주 외국인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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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코위더스가 운영하는 공용주거 시설 '엔코플렉스'의 커뮤니티 공간. 오정훈 엔코위더스 대표와 입주 외국인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젊은 외국인 손님들이 왜 갑자기 많아졌지?"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와 장한평 일대 상인들이 요즘 고개를 갸우뚱하며 하는 말이다. 대학가도, 관광상권도 아닌 이 지역에 해외 각국 외국인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뭘까.
그 해답은 외국인 대상 코리빙(공동주거) 시설인 '엔코플렉스'에 있다. 2020년 설립된 엔코위더스가 외국인을 위한 단기 임대 플랫폼 '엔코스테이'를 운영하며 숙박 공간을 연결해주다 직영 방식으로 운영하는 임대시설이다. 준공 후 미분양으로 덩그러니 남았던 이면도로 신축 오피스텔에 외국인 유학생과 근로자, 재외교포 등이 몰리면서 주변 상권에도 영향을 미쳤다.
오정훈(41) 엔코위더스 대표는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인터뷰에서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이 계속 늘고 있지만 집을 구하는 과정은 녹록지 않다"며 "에어비앤비와 같은 단순 숙박 플랫폼에서는 절대로 해결할 수 없는 원스톱 서비스로 외국인들의 한국 정착을 돕겠다"고 밝혔다.
"이건 된다" 확신…'부업→전업→창업'으로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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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코위더스가 직영하는 코리빙 시설 '엔코플렉스'/사진제공=엔코위더스 |
직접적인 창업 계기는 제약회사 해외영업팀에서 근무하던 때 찾아왔다. 한국으로 자녀 유학을 보내면서 숙소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 해외 바이어들을 지켜보며 부업으로 셰어하우스 운영을 시작했다. 이후 "우리 아이 숙소도 구해달라"는 문의가 많아지자 2019년 직장에 사표를 내고 단기 임대업에 전격 뛰어 들었다.
엔코위더스 창업 아이디어는 대학 캠퍼스에서 나왔다. 오 대표는 "우연히 서울의 한 대학에 방문했다 수많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캠퍼스를 누비는 현장을 목격했다"며 "단순히 숙소 몇 개만 빌려줄 것이 아니라 체류 외국인들을 위한 임대 플랫폼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국에 들어오는 상당수의 유학생들이 크레이그리스트(미국의 온라인 직거래사이트) 게시판에 의존해 집을 구한다는 시장 조사는 창업의 결정타가 됐다.
핑크빛 희망을 갖고 창업을 했지만 한 달 만에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예상치 못한 고비가 찾아왔다. 하늘길이 막히면서 한국에 들어오겠다던 외국인 유학생과 직장인 150명의 예약이 일제히 취소됐다. 회사 설립 한 달 만에 2500만원의 손실이 나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오 대표는 백방으로 뛰며 국내 입국하는 외국인들의 격리시설로 공간을 활용하며 가까스로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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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훈 엔코위더스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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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코위더스 회사 개요/그래픽=윤선정 |
하루 기준 엔코스테이 웹페이지 방문자는 2000명, 월활성이용자수(MAU)는 5만명에 달한다. 매달 예약 건수 300건 안팎이다. 외국인 인재를 채용하거나 유학생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숙소 문제로 고민하던 국내 주요 기업들과 대학들이 엔코스테이의 핵심 고객이 됐다.
엔코위더스가 직영하는 임대 시설(답십리·장한평 총 160실, 월 평균 120만~130만원)의 경우 빈방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택시를 잡고, 배달음식을 부르고, 쓰레기를 버리는 등 한국에서의 모든 것이 낯선 외국인들을 한 데 모아 방법을 알려주는 서비스에는 호평이 쏟아졌다.
커지는 외국인 체류시장 상황을 투자사들도 놓치지 않았다. 엔코위더스는 프리시리즈A 단계로 20억원의 누적투자를 받았다. 주요 투자사로는 씨엔티테크·킹고스프링·JB인베스트먼트가 있다.
임대 사업에 그치지 않고 외국인들이 한국에 정착하는데 꼭 필요한 생활 서비스 인프라까지 만든다는 것이 오 대표의 구상이다. 외국인 대상 오프라인 커뮤니티(엔코플레이) 사업은 이미 시작했다. 오 대표는 "외국인들이 한국에 들어와 집을 구하고, 외국인등록증을 발급받고, 은행계좌를 트고, 여행을 다니고, 친구를 사귀는 생활 전반에 엔코위더스가 함께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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