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될 수 없다면…" AI 직원으로 병원 판 뒤집은 미국 청년들

[글로벌스타트업씬]11월 1주차
  • 2025.11.08 06:00
  • 노보플로우의 기업 설명 장면/사진=노보플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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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플로우의 기업 설명 장면/사진=노보플로우
"의사가 될 수 없다면, 다른 일로 의료 분야를 바꿔보겠다."

올해 만 19세, 대학생 마티유 리에는 원래 외과의사를 꿈꿨다. 그러다 특별한 이유 없이 손과 몸이 떨리곤 하는 본태성 떨림 진단을 받았다. 의사가 되기 힘든 질병이었다. 포기하지 않은 리에는 창업을 택했다.

리에가 병원의 통역 일을 했던 경험이 출발점이 됐다. 언어장벽에 따른 어려움, 각종 문서작업, 일정 조정 등 복잡한 프로세스를 AI로 단순화하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AI가 의료기관의 운영 전반을 맡을 수 있다"는 비전을 내걸고 회사를 세우기로 했다.

에머리대학 2학년이던 리에는 18세이던 고등학생 조르주 카사소비치를 알게 됐다.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을 통해서다. 이들이 공동창업한 스타트업 노보플로우(Novoflow)가 병원 행정과 예약, 청구 업무를 자동화하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병원 자동화 '노보플로우' 만든 미국청년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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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플로우 창업자 소개/사진=노보플로우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창업에 꿈이 있던 카사소비치는 관련 글을 링크드인에 올렸고, 리에가 이것을 보면서 접점이 생겼다. 둘은 곧바로 미국의 벤처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YC) 2025년도 봄 학기 코스에 합격했다. 두 창업자는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실리콘밸리로 향했다.

현재 노보플로우는 예약·취소 자동화부터 전자건강기록(EHR) 통합으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실제 병원의 임상 프로세스에 반복되는 행정업무가 많다며 "AI가 (진료비) 청구부터 일정 예약, 처방 이행까지 병원 내 전 업무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보플로우는 최근 310만달러(약 43억원)의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개인투자자이지만 거액을 굴려 '슈퍼엔젤'로 통하는 저스틴 해밀턴이 주도했다. 이밖에 N1벤처스, 스탠다드파트너스펀드(SPF) 등이 참여했다.

리에와 카사소비치는 이 투자를 바탕으로 샌프란시스코에 사무실을 열고, 개발인력도 채용키로 했다. 리에 대표는 "우리가 만드는 건 인간이 반복하던 의료행정의 패턴을 데이터로 학습시킨 'AI 직원'일 것"이라며 "병원이 진짜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 출신 한국인 개발자, '말 알아듣는' 스마트링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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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타트업 샌드바의 스마트링 '스트림'/사진=샌드바
말을 알아듣는 '손가락'이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메타(페이스북) 출신 개발자 두 명이 설립한 샌드바(Sandbar)가 최근 스마트링 '스트림(Stream)'을 공개했다. 검지에 스마트링을 끼고 손가락 터치를 하면 음성을 기록할 수 있고, AI와 대화할 수 있다.

창업자는 미나 파흐미, 홍기락 박사다. 소셜미디어에 따르면 홍 박사는 미국 조지아공대에서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두 사람 모두 구글과 CTRL랩스에서 뇌 신호 인터페이스를 연구했다. 2019년 메타가 CTRL랩스를 인수하며 메타에 합류했다. 이후로도 AI 하드웨어 관련 시도를 계속했고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생각을 캡처할 수 있다"는 도전에 나섰다.

스트림은 검지 손가락에 낀다. 내장된 마이크는 평소 꺼져 있다가 손가락을 누르면 활성화되고 속삭임 수준의 작은 목소리도 감지한다. 회사측은 이를 손이 아닌 목소리로 움직이는 컴퓨터 마우스로 표현했다.

이렇게 녹음된 음성은 연결된 앱으로 전송된다. 앱에서는 이 음성 노트를 날짜·주제별로 분류할 수 있다. 앱은 개인정보를 암호화하고, 이 데이터는 외부의 노트·업무용 앱으로 내보내기도 가능하다.

샌드바는 트루벤처스, 업프론트벤처스, 베타웍스 등에서 1300만달러(약 180억원)를 투자유치했다. 스트림 가격은 제품별로 250~299달러선이다. 파흐미는 5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에 "출퇴근길, 산책 중에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는데 폰을 꺼내면 흐름이 끊기지 않느냐"며 "스트림은 생각하는 순간 바로 기록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미야자키 감독 뿔났나? 일본단체 ‘오픈AI 지브리 그림'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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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0월 1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01. /사진=김근수
일본 콘텐츠업계가 AI 기업에 '경고장'을 날렸다. 유명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지브리'도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는 콘텐츠해외유통촉진기구(CODA)가 오픈AI에 소라2(Sora 2) 관련 "회원사의 콘텐츠를 무단으로 학습에 이용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오픈AI는 원작자가 처음부터 거부(옵트 아웃)하지 않으면 일단 학습에 이용하는 구조를 갖고있다.

CODA는 "소라2가 일본 콘텐츠와 유사한 영상을 대량으로 생성한다"며 "그 학습 과정에서 복제 행위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CODA는 '옵트아웃'에 대해서도 "일본 저작권법상 저작물 사용에는 사전 허가가 필수"라며 "사후 이의 제기로는 면책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CODA는 오픈AI의 입장에 따라 추가조치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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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지브리 '추억의 마니' 스틸컷/사진=머니투데이 DB
오픈AI는 지난 9월 '소라2'를 출시했고 이를 이용해 브랜드 캐릭터나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영상을 만드는 게 전세계 유행처럼 번졌다. 앞서 지난 3월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를 만드는 기능이 챗GPT에 들어가면서 'AI 지브리 밈' 만들기가 화제를 모았다. 샘 올트만 오픈AI CEO가 "지브리 스타일 그만해 달라. 우리 서버가 녹고 있다"고 하소연했을 정도다.

AI 학습용 데이터의 저작권은 관련 업계와 당국이 풀어야 하는 숙제 중 하나다. 관련 업계는 이번 CODA의 공개 입장표명을 "AI 학습에 투명성을 요구하는 시작점"이라고 봤다. 일본이 콘텐츠 강국인 만큼, 이번 상황이 글로벌 업계의 기준 수립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 CNBC는 "소라2가 저작권 소송의 첫 번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전력망도 드론이 깐다"…인프라비전, 9100만달러 시리즈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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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날아오르는 인프라비전의 전력망 설치로봇(드론)/사진=인프라비전
미국 텍사스 오스틴 기반의 전력망 유지보수 스타트업 인프라비전(InfraVision)이 시리즈B 라운드에서 9100만달러(약 1250억원)를 투자유치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GIC)가 주도한 라운드에 기존 투자사인 에너지임팩트파트너스(EIP)와 신규투자사 히타치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EIP는 2023년 시리즈A 당시 23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인프라비전은 드론과 지상장비, 자동제어 하드웨어를 결합, '항공 로봇' 즉 드론이 전력선을 설치·유지·검사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2018년 설립된 회사는 미국 PG&E 프로젝트 등을 통해 기술을 검증했다.

캐머런 반 데 버그 CEO는 "드론이 설치 경로를 스캔하고, 자동 조종으로 케이블을 배치해 공사 속도가 40% 이상 빨라졌다"며 "더 빠르고 안전한 전력망 구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2040년까지 전 세계 전력망 인프라가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를 감당할 유일한 방법은 자동화"라고 강조했다.

업계도 이런 추세를 주목하는 모양새다. 크런치베이스 집계에 따르면 올해 로봇기술 스타트업의 누적 매출은 103억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드론 및 산업용 로봇 분야가 뚜렷한 확장세다.

인프라비전은 B2B 모델을 운영하며, 유틸리티·건설사·개발사와 장기 리스 형태의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통해서는 신규 인력 채용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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