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뱅·엔비디아가 '돈쭐'...자율주행 판 뒤흔들 섬나라 기술패권 부활 신호탄
[글로벌스타트업씬] 2월 4주- 2026.02.28 05:00
- 영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웨이브(Wayve)는 최근 시리즈 D 투자 라운드에서 12억달러(한화 약 1조7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조달했다. /사진=웨이브
| 영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웨이브(Wayve)는 최근 시리즈 D 투자 라운드에서 12억달러(한화 약 1조7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조달했다. /사진=웨이브 |
정교한 지도가 없어도 인간처럼 운전이 가능한 AI(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는 영국 자율주행 스타트업에 글로벌 투자 큰 손들이 줄을 섰다. 이 업체가 연내 영국 런던 도심에서 로보택시를 상용화하고, 닛산·벤츠 등 완성차 제조사에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면 테슬라·구글 등이 주도하던 자율주행 지형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조 투자 유치 소식에 영국 전체가 '들썩'28일 파이낸셜타임스(FT)·CNBC·피치북 등 외신을 종합하면 영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웨이브'(Wayve)는 최근 시리즈 D 투자 라운드에서 12억달러(한화 약 1조7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조달했다. 기업 가치는 86억달러(약 12조4000억원)를 인정받아 영국에서 가장 비싼 AI 스타트업이 됐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를 비롯해 이클립스·발더톤 등 기존 투자사들이 주도했다. 글로벌 빅테크인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해 택시업체인 우버가 투자에 나서며 막강한 '웨이브 동맹'이 형성됐다.
웨이브는 2017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머신러닝 박사과정 동기였던 알렉스 켄달과 아마르 샤가 의기투합해 만든 회사다. 현재는 켄달이 단독 CEO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구글 웨이모 등 선두 주자들이 고정밀 지도와 특정 차량에 규칙을 입력하는 방식을 고수하는 것과 달리 지도가 없는 낯선 곳에서 어떤 차량으로도 인간처럼 운전할 수 있는 AI를 사업 목표로 한다.
차량에 탑재된 카메라와 센서 데이터만을 활용해 AI가 스스로 운전 로직을 학습하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딥러닝 방식으로 개발이 이뤄졌다. 최근 1년간 유럽과 북미, 일본 등 500개 이상 도시에서 사전 학습 없이도 주행에 성공하며 확장성이 입증됐다는 평가다.
| 2025년 12월 10일 일본 도쿄에서 이반 에스피노사 닛산 자동차 CEO(왼쪽)와 알렉스 켄달 웨이브 테크놀로지스 CEO(오른쪽)가 프로파일럿 차세대 운전자 보조 기술 시스템이 장착된 차량을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웨이브는 올해 안에 런던에서 우버 앱을 통한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고, 전 세계 10개 이상 도시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닛산 자동차 운전자 보조 시스템에 웨이브의 AI 기술을 통합하기로 파트너십을 맺은데 이어 최근 메르세데스-벤츠, 스텔란티스 등과도 자율주행 AI 소프트웨어 공급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내년엔 일반 소비자가 구매하는 승용차에 웨이브의 'AI 드라이버' 탑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웨이브의 이번 투자 유치는 영국 스타트업 역사상 최대 규모 중 하나로 기록됐으며 브렉시트 이후 주춤했던 영국의 기술패권 부활 신호탄으로도 평가된다고 외신들은 짚었다. 하이디 알렉산더 영국 교통부 장관은 "이번 투자는 영국이 차세대 모빌리티 강국임을 증명한 것"이라며 "웨이브가 혁신의 경계를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CCTV 없이도 다 알아"…'와이파이 AI' 스타트업 인수한 ADT
| 미국의 대표적인 보안기업 ADT가 AI 스타트업 '오리진 와이어리스'(Origin Wireless·이하 오리진)를 1억7000만달러(약 2450억원)에 인수했다./사진=블룸버그 |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리진의 핵심 기술은 가전기기에서 나오는 와이파이(Wi-Fi) 신호를 활용해 CCTV 등이 없어도 움직임의 주체가 사람인지, 반려견인지, 로봇청소기인지 정확히 판별하는 것이다. 노트북·스마트전구 등 일상적인 기기의 신호가 움직임에 의해 굴절되는 양상을 분석해 움직임을 구분한다.
이는 단순히 움직임 유무만을 감지하는 기존 ADT 센서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이다. ADT의 최고사업책임자(CBO) 오마르 칸은 "소비자들은 '알림 피로(notification fatigue)'를 겪고 있다"며 "오리진의 기술 도입을 통해 보안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불만 요소들을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진의 AI가 영상을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사생활 보호 이슈에서도 자유롭다는 것이 ADT 측 설명이다. ADT는 내년부터 600만명 이상의 기존 고객들에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방식으로 오리진의 AI 기술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로 ADT가 시니어 돌봄 등 사업 분야 확장 토대를 마련했다고 블룸버그는 봤다. 오리진의 AI 기술이 웨어러블 장치 없이도 사용자의 낙상, 호흡 이상 등을 감지할 수 있어서다. 기존의 보안시스템이 '지키는 것'에 집중됐다면 이젠 AI를 통해 '돌보는 것'으로 외연을 넓힐 수 있다는 풀이다.
'디지털 보따리상' 일냈다…크리에이터 플랫폼 워프, 유니콘 합류
| 글로벌 크리에이터들이 주로 사용하는 디지털 판매 플랫폼 '워프'(Whop)가 신규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 대열에 합류했다. /사진=워프 홈페이지 캡처 |
테크크런치·코인마켓캡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인 테더는 워프에 2억달러(약 290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단순한 자금 투자를 넘어 워프의 플랫폼에 테더의 지갑 개발 키트를 적용하는 전략적 파트너십도 이뤄졌다.
테더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워프의 기업가치는 16억달러(2조3000억원)로 뛰었다. 이는 1년 전 8억달러 대비 2배 높아진 것이다. 비자·마스터 등 기존 신용카드 외에 스테이블 코인을 통한 즉시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몸값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2021년 미국 뉴욕에서 출발한 워프는 5년 만에 유니콘에 오르는 기록을 썼다. 단순히 구독료 받는 것을 넘어 커뮤니티 입장권과 온라인 강의, 전자책, 트레이딩 소프트웨어, 게임 아이템 등 모든 형태의 디지털 제품을 한 곳에서 팔 수 있는 '올인원 마켓 플레이스'를 지향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현재 워프의 이용자 수는 1840만명을 넘어섰고, 입점한 크리에이터들이 벌어들이는 연간 총 수익은 30억달러(약 4조3200억원)에 달한다.
워프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스티븐 슈워츠는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인터넷 시장을 짓고 있다"며 "테더와의 이번 파트너십은 거주 지역이나 사용하는 화폐와 관계 없이 누구나 즉시 보상받는 국경 없는 경제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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