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이조스와 영국이 6600억 쐈다…설립 2년된 회사의 정체
[글로벌 스타트업씬] 7월 4주- 2026.07.25 05:00
- 제프 베이조스 /사진=뉴시스
| 제프 베이조스 /사진=뉴시스 |
이번 투자로 설립 2년 차인 커스프AI의 기업가치는 26억달러(약 3조8000억원)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9월 1억달러(약 1500억원)를 유치하며 인정받은 5억2000만달러(약 7600억원) 대비 불과 10개월 만에 5배로 뛴 것이다.
원하는 물성에 맞는 후보 물질 '역설계'
일반적으로 신소재 하나를 발견해 상용화하기까지는 수십 년의 시간과 수억 달러가 소요된다. 커스프AI는 이 과정을 수개월로 압축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배터리 전해질, 반도체 소재, 탄소포집용 물질 등이 주요 타깃이다.
특히 커스프AI는 반도체 공급망에서 이리듐·루테늄 같은 희귀금속 사용을 줄이거나 없애는 소재 발굴에 무게를 싣고 있다. AI 산업의 병목이 결국 물리적 소재에서 온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창업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CEO(최고경영자) 채드 에드워즈는 케임브리지퀀텀컴퓨팅 공동창업자 출신이며, CTO(최고기술책임자) 막스 벨링 교수는 딥러닝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서 퀄컴에서 AI 리서치 부사장을 지냈다.
이번 시리즈B 라운드에는 럭스캐피탈, AMD벤처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등 신규 투자자가 대거 합류했다. 실리콘밸리 VC, 반도체 기업, 국부펀드, 영국 정부 자금이 한 라운드에 나란히 들어온 셈이다.
영국 정부는 자금 지원뿐 아니라 브리스톨대에 구축한 슈퍼컴퓨터 '아이잠바드-AI'에 대한 접근권도 제공한다. 이 펀드에 선정된 기업은 스타트업당 최대 100만 GPU(그래픽처리장치) 시간을 무상으로 쓸 수 있다.
컴퓨팅 인프라는 소재 특화 AI 스타트업이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정부만이 내줄 수 있는 자산이다. 유망 딥테크 기업의 미국 이탈을 막으려는 영국 정부의 전략적 판단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커스프AI는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싱가포르에 신규 사무소를 열고 케임브리지·암스테르담·베를린·도쿄·미국 인력을 늘릴 계획이다.
한편 커스프AI는 엔비디아·메타·현대차 등 48개 이상의 기업·기관이 참여하는 'AI 소재 파운드리' 연합도 함께 출범시켰다. 연합의 자문단에는 노벨상·튜링상 수상자인 제프리 힌턴과 얀 르쿤, 존 브라운 전 BP CEO, 마틴 반 덴 브링크 전 ASML 사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일본의 마지막 기회"…日, 피지컬AI '노에트라'에 국가역량 총동원
노에트라를 이끄는 인물은 히로노부 탐바 CEO다. 소프트뱅크에서 LLM(거대언어모델) 개발을 주도했던 그는 챗봇이 아닌 '움직이는 기계'에 베팅하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다가올 AI 물결에서 일본이 살아남을 마지막 기회"라고 표현했다.
일본 경제산업성(METI)은 올해 노에트라에 3873억엔(약 3조46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위탁했다. 성과에 따라 2030년까지 5년간 최대 1조엔(약 9조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공개적으로 추진되는 국가 주도의 AI 투자 중 최대 규모로 꼽힌다.
노에트라의 R&D(연구개발) 조직은 각 참여사에서 파견한 엔지니어를 중심으로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 일본의 AI 유니콘인 프리퍼드네트웍스의 연구진이 함께 꾸린다. 일본 산업계에 흩어진 인재와 데이터를 한데 모으는 일종의 '드림팀'인 셈이다.
기술 로드맵은 3단계다. 올해는 논리적 추론과 일본어 이해에 강한 핵심 추론 모델을, 2028회계연도까지는 텍스트·이미지·영상·음성을 아우르는 옴니모달 모델을, 2030년까지 공간과 물성을 파악하는 '실세계 네이티브 AI'를 내놓겠다는 목표다.
이를 훈련할 컴퓨팅 인프라는 140MW 규모의 데이터센터다. 엔비디아 루빈 GPU 2만7500개와 베라 CPU 1만3750개로 구성되며, 2028년 6월 가동을 목표로 AI 팩토리 역할을 맡는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산업용 로봇 시장의 강자인 일본이 노에트라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서구 소프트웨어 플랫폼 위에서 범용 챗봇을 만드는 대신 자국이 우위를 가진 물리 영역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이는 최근 개정된 'AI 로봇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정부는 제조·조선·물류·건설·의료·간병에 더해 외식·식품·의료 분야까지 총 18개 영역에 2040년까지 AI 로봇 1000만대를 배치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유럽서 '휴머노이드 유니콘' 탄생…보쉬·쉐플러가 찍었다
| /사진=휴머노이드 홈페이지 |
이번 투자는 피규어AI에 투자한 프라임무버스랩 주도하고 독일 보쉬와 쉐플러, LVMH 회장 베르나르 아르노의 VC 아글레벤처스, 대만 푸본금융 등이 참여했다. 설립 2년 만에, 그것도 상용 제품 공식 출시 전인 기업으로서 이례적인 성장세다.
휴머노이드의 첫 로봇 플랫폼인 'HMND 01'은 바퀴형과 이족보행형으로 구성됐다. 바퀴형은 높이 220cm, 무게 300kg, 관절 자유도 29개, 최고속도 초속 2m, 가반하중 15kg으로 물류·제조·리테일 현장에서의 적용을 목표로 한다.
이족보행형은 높이 179cm, 무게 90kg으로 서비스 분야 및 가정용을 지향한다. 손 부위는 12자유도 5손가락 핸드와 1자유도 평행 그리퍼를 교체 장착할 수 있는 모듈형으로 설계했다.
로봇을 움직이는 두뇌(프레임워크)로서 'KinetIQ'도 개발했다. KinetIQ는 서로 다른 형태의 로봇 여러 대를 하나의 시스템이 지휘하며, 한 로봇에서 학습한 데이터가 전체 로봇으로 공유되는 '크로스 임바디먼트' 구조가 특징이다.
휴머노이드는 시작부터 보쉬·쉐플러와 전략적 관계를 구축했다. 보쉬는 휴머노이드의 제품에 대한 위탁생산을 맡아 하드웨어 설계·생산능력·공급망을 제공한다. 쉐플러와는 2032년까지 수천 대 규모의 로봇을 글로벌 공장에 배치하는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특히 이 계약은 로봇을 완제품으로 판매하는 대신 서비스로 제공하는 'RaaS(Robot as a Service)' 모델로 설계됐다. 첫 배치는 올해 말 독일 헤르초겐아우라흐·슈바인푸르트 공장에서 시작된다. 쉐플러는 휴머노이드의 관절 구동장치(액추에이터) 우선 공급사로도 참여한다.
휴머노이드는 앞서 지멘스를 비롯해 SAP·엔비디아 등과 협업했고, 자동차 부품사 마르투르폼팍과 PoC(기술실증)를 마쳤다. 현재 지멘스와는 엔비디아 기술을 활용해 공장 현장에 휴머노이드를 투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휴머노이드 관계자는 "세계 유수의 산업 기업들과 손잡으며 업계에서 가장 탄탄한 수주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며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로봇이 단순히 '획기적인 기술'이 아닌 일상적인 도구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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