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쓰레기로 돈 번다?...위성감시·폐기 K-신기술, 글로벌 뚫는다
[스타트UP스토리]우주로테크 이성문 대표- 2025.07.06 11:00
- 우주로테크 이성문 대표/사진=류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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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테크 이성문 대표/사진=류준영 기자 |
"2018년부터 창업을 준비하면서 우주 쓰레기 분야에 반드시 기회가 올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이성문 우주로테크 대표는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인터뷰에서 자신을 '나로호 세대'라고 칭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제프 베이조스나 일론 머스크 같은 미국 창업가들이 아폴로 발사를 보며 자랐다면, 우리는 나로호 발사를 지켜보며 성장했다"며 "그 세대가 지금 국내 우주 스타트업 생태계를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2015년 조선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에 입학해 학부 연구생으로 활동하며 창업을 준비해왔다. 이후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위성 연구로 석사 과정을 수료했고, 2023년 7월 정식으로 우주로테크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창업의 길에 들어섰다.
우주로테크는 인공위성 폐기 장치와 위성 충돌 예측 소프트웨어(SW)를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다. 최근에는 '종합우주교통관리시스템'을 비전으로 내세우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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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2025년부터 적용된 미국의 우주 쓰레기 규제를 산업 구조의 중대한 전환점으로 해석한다. 그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결정에 따라 2025년부터 발사되는 모든 위성은 임무 종료 후 5년 이내에 폐기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이행해야 한다"며 "이전까지는 가이드라인 수준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법적 의무로 규정됐다"고 설명했다.
이 규제는 통상 100kg 이하의 초소형 위성에도 적용된다. 최근엔 보험업계에서도 폐기장치 탑재 여부를 보험료 책정 기준에 반영하기 시작했고, 일부 국가는 폐기 계획이 없으면 발사 허가 자체를 내주지 않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 대표는 "위성을 그저 쏘고 끝나는 시대는 지났다"며 "이제는 책임 있게 궤도에서 제거하는 기술까지 갖춰야 하는 데, 바로 이 지점에서 기회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우주·천문학계에 따르면 지구 궤도에는 약 1만4900기의 인공위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중 상당수가 고도 2000km 이하 저궤도에서 운용되고 있으며, 매년 약 2000기 이상의 신규 초소형 위성이 발사되고 있다. 특히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등 통신 위성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2025년 6월 기준으로 스타링크 위성은 약 7875기에 달한다.
우주로테크는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해 수명이 끝난 위성을 빠르게 지구로 낙하시킬 수 있는 초소형 폐기 장치를 개발했다. 해당 장치는 가로 10cm, 세로 30cm, 두께 1cm 크기의 널빤지 형태로 위성 겉면에 부착하는 형태다. 위성 임무가 종료되면 역추진 장치가 불을 뿜어 궤도 이탈 및 속도 저하를 유도한다. 이 과정에서 대기권에 재진입한 위성은 완전 연소된다.
이 대표는 "기존 폐기 장치는 위성 본체와 크기가 비슷해 내부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발사 비용도 크게 증가시킨다"며 "보통 위성 길이가 10cm 늘어나면 발사 비용이 1억원 이상 추가되는데, 누가 그런 장치를 달고 싶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벽 타일처럼 위성 외부에 붙이는 얇은 구조로 설계해 공간과 비용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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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 폐기 장치 개념도/사진=우주로테크 홈페이지 캡쳐 |
우주로테크의 또 다른 핵심기술은 '위성 충돌 예측 소프트웨어'다. 이 대표는 "위성을 폐기하려면 먼저 충돌 위험이나 궤도 이탈 가능성을 정확히 예측해야 한다"며 "기존의 복잡하고 비싼 시스템 대신,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직관적 솔루션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기존 시스템은 수억원대 초기 도입 비용에 연간 5000만원 이상의 유지비가 들지만, 우주로테크는 월 구독 방식으로 제공해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정확도도 경쟁력을 갖췄다. 이 대표는 "미국 우주군(USSF)의 공공 데이터는 오차 범위가 2~3km 수준이지만, 우리는 24시간 예측 기준 10m 내외의 오차율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우주로테크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기술지주회사 에트리홀딩스의 지원을 받아 기상위성 '천리안'의 관제 기술 일부를 이전받았고, 최근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딥테크 팁스(TIPS)에도 선정돼 기술 고도화와 사업화를 동시에 추진 중이다.
이 같은 기반 위에 우주로테크는 위성 충돌 예측부터 폐기 계획 설계, 실시간 모니터링까지 우주 교통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오는 11월에는 누리호 4차 발사를 통해 자사 기술이 탑재된 위성을 우주로 보낼 예정이다. 이번 발사는 폐기 기술의 우주 실증이자, 상업화를 향한 첫 비행이 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앞으로 5년간 핵심 고객을 확보하고 실사용 이력을 쌓아 글로벌 우주산업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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