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평 컨테이너 창업이 1000억 매출로…골목슈퍼 살리고 소농 도운 비결
[스타트UP스토리]'농산물 유통 게임체인저' 꿈꾸는 서준렬 미스터아빠 대표- 2025.07.28 06:00
- 서준렬 미스터아빠 대표/사진=류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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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렬 미스터아빠 대표/사진=류준영 기자 |
"영세한 슈퍼마켓 사장님들은 신선식품 유통을 하고 싶은데 손수 도매시장에 가서 떼오지 못했고 소농인은 농산물 판로를 더 넓히고 싶었으니 이 둘을 연결하면 뭐가 돼도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전국 개인슈퍼와 100만 농가의 73%를 차지하는 소규모 농가를 이은 유통 전문 스타트업 '미스터아빠''의 창업자 서준렬 대표는 "사업 아이템을 어떻게 찾았나"란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서 대표는 GS리테일 출신으로 12년 동안의 유통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경남 창원에서 16.5㎡(5평)짜리 컨테이너를 구해 사업을 시작했다. 지금은 전국 5만5000여개 개인슈퍼에 신선 농산물을 공급하고 홍콩, 몽골, 우즈베키스탄, 북미, 베트남, 중국, 일본에까지 수출하는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유통망을 구축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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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재직 당시 기획한 '500원 경매' 이벤트는 슈퍼마켓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켜 유통전문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 성과로 GS리테일 본사 차별화팀의 최연소 파트리더로 발탁된 뒤 슈퍼마켓 영업지원, 브랜드 전환업무 등을 수행했다. 이 시기에 그는 소형 슈퍼마켓이 신선식품 취급률 하락으로 경쟁력을 잃은 모습을 봤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2019년 말부터 구체화해 지금의 미스터아빠의 핵심 BM(사업모델)을 완성했다.
미스터아빠는 산지에서 농산물을 수급한 뒤 소포장해 도심 슈퍼마켓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고령화와 1~2인가구 증가, 고신선식 선호라는 소비 트렌드와 맞물리며 큰 성과를 거뒀다. 서 대표는 "소비자들은 실제 필요한 양만큼의 소분상품을 제공 받고 유통점은 복잡한 포장이나 배송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신선한 상품을 진열할 수 있어 호응이 컸다"고 말했다.
특히 대형마트가 아닌 슬리퍼를 신고 갈 수 있는 골목슈퍼를 주요 채널로 삼은 게 주효했다. 서 대표는 "대형 유통망은 이미 경쟁이 포화상태였지만 소형슈퍼는 코로나19 이후 오히려 살아나고 있었다"며 "이 시장을 유통기업들이 간과해왔다"고 덧붙였다.
최근엔 이마트몽골과 상품공급 및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제주시 농협과 수출 총판권 협약을 맺으며 해외에도 진출했다. 서 대표는 "제주, 순천, 광탄지역 농협과 협력해 한라봉과 레드향 등 그 지역 농산물을 몽골, 홍콩, 우즈베키스탄 등에 직접 수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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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스터아빠 |
전국 유통망 휘어잡은 비결 '물류 차별화' 업계에선 미스터아빠의 이런 성장이 물류시스템 차별화에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를테면 10도 이하 저온 유통관리를 통한 콜드체인 등을 자체개발하는 한편 한 번의 배송으로 복수의 점포를 커버하는 시스템을 갖춰 배송효율도 높였다. 이를 통해 공급자에게 가격부담을 지우지 않으면서 지속가능한 구조를 확보했다. 서 대표는 "한 번의 배송으로 여러 업종의 점포를 동시에 커버해 배송단가를 확 낮췄다"고 말했다.
지난해 4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미스터아빠는 올 상반기에만 이미 전년도 매출을 넘어섰다. 올해 목표는 1000억원이다. 전국 이마트24와 갤러리아백화점 전지점, 롯데백화점 일부 지점과도 제휴, 이같은 목표를 이뤄낼 가능성을 높였다. 서 대표는 "최근 더 공격적인 확장을 위해 시리즈A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며 "NH투자증권을 주간사로 선정, 내년엔 직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스터아빠는 올해 NH농협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오픈비즈니스허브'에 선발돼 각종 지원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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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렬 미스터아빠 대표/사진=미스터아빠 |
이어 "장기적으로 미스터아빠가 농산물 유통계의 '신라면' 같은 존재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는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대표 유통 브랜드'로 자리잡고, 나아가 해외에서도 한국 농산물 유통을 상징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신라면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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