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상징이 된 대가?…샘 올트먼, 왜 화염병 공격 대상이 됐나
[글로벌스타트업씬] 4월 3주- 2026.04.18 05:00
-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1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01. photo@newsis.com /사진=
|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1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01. photo@newsis.com /사진= |
혁신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AI(인공지능) 창업가가 사회적 표적이 되면서 실리콘밸리가 술렁이고 있다.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CEO(최고경영자) 자택을 겨냥한 화염병 공격을 계기로 정치권과 테크 업계 안팎에서는 AI를 둘러싼 불안과 반감이 실제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피의자가 소지한 문건에 올트먼뿐 아니라 다수 AI 기업 CEO와 이들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이름, 자택 주소까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현재 미국 정치권과 테크 업계, 반(反)AI 진영은 이번 사건의 배경과 원인을 두고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AI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한층 첨예해졌다는 점은 분명해지면서 국내외 벤처·스타트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인간 대 AI' 구도가 부른 역풍…"누가 불안을 키웠나"
| /사진=챗GPT생성 |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법원에 제출된 연방수사국(FBI) 자료에 따르면, 텍사스 출신 20살 다니엘 모레노 가마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올트먼의 자택에 화염병을 던진 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오픈AI 본사로 이동해 의자로 유리문을 내리쳤다. 사건 당일 모레노-가마는 오픈AI 사무실 밖에서 체포됐다. 이번 사건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다.
모레노-가마가 소지하고 있던 문서에는 올트먼을 살해할 계획과 함께 AI로 인한 인류의 '임박한 멸종'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진다. 또 그가 소지한 문서에는 AI 기업 CEO들을 비롯해 이들 기업에 투자한 투자사 이름과 자택 주소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리콘밸리 안팎에서는 AI를 둘러싼 사회적 반감이 창업가를 넘어 자본 공급자인 VC(벤처캐피탈)와 기관투자자에게까지 번질 수 있다는 공포심도 확산한다.
사건 발생 이후 AI가 가져올 미래를 둘러싼 논쟁이 지나치게 종말론적이고 자극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것에 대해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둘러싼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사건 소식이 알려진 직후 백악관과 실리콘밸리 내 기술업계 지지자들 중 일부는 AI 비판론자들이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비판했다.
백악관 AI 정책 고문이자 기술 투자자인 스리람 크리슈난은 사건 당일 엑스(X·옛 트위터)에 "두머(doomer)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선동하는 데 일조했는지 진지하게 돌아봐야 한다"고 적었다. 두머는 초지능 AI가 초래할 수 있는 극단적이고 비관적인 결과를 경고해 온 커뮤니티를 가리킨다.
다만 AI 기업가들이 그동안 AI가 인류를 대체할 수 있다는 여러 우려를 자극해 온 만큼, 이번 사건 발생에 책임이 있다는 반론 역시 제기된다. 특히 올트먼을 포함한 업계 주요 인사들은 AI 발전이 대규모 실업이나 대규모 파괴 같은 극단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직접 언급해 왔다. 이에 반AI 진영인 두머들은 AI 개발 속도를 늦추거나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벤처·스타트업 업계에서도 이번 사건을 주목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AI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AI 스타트업 홍보·PR을 맡고 있는 박소연 Birds & Buzz(버즈앤버즈) 대표이사는 "AI 기업이 인간과 AI를 대립 구도로 설명하는 순간 불안과 거부감은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AI 스타트업은 이제 기술 경쟁력 못지않게, 이 기술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돕고 사회에 어떤 효용을 돌려줄지 등 '인류애'가 담긴 언어로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수 AI 기업만 웃었다…빈익빈·부익부 역대급
| 상위 5개 메가딜에 몰린 1분기 VC 투자금/그래픽=윤선정 |
올해 1분기 미국 벤처투자 규모가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실제로는 극소수 초대형 AI 기업에 자금과 회수가 집중되는 왜곡 현상이 한층 심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기업에 자금이 몰리는 흐름은 이전부터 이어져 왔지만, 올해 1분기 들어 그 쏠림이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피치북과 미국 벤처캐피털협회(NVCA)가 공동 발간한 벤처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1월~3월 31일) 북미 벤처투자금액은 2672억달러(약 396조원)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연간 투자액과 비교해도 2021년과 2025년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상위 5개 신규 투자를 제외하면 전체 투자금은 73.2% 급감한다.
진저 챔블리스(Ginger Chambless) JP모건 체이스 시장인사이트 총괄은 "올해 1분기 상위 5개 딜(거래)이 전체 벤처투자의 거의 4분의 3을 차지했다"며 "이는 현대 벤처투자 역사상 전례 없는 수준의 편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전체 신규 투자금의 73.2%인 1956억달러(약 290조원)가 5건의 AI 대형(메가) 딜에 집중됐다. 특히 오픈AI의 1220억달러(약 180조원) 자금조달은 이번 분기 투자 금액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나머지 상위 거래는 △앤트로픽 300억달러 △ xAI 200억달러 △자율주행차 기업 웨이모 160억달러 △소프트웨어 기업 데이터브릭스 70억달러 순이다.
회수 시장도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양상은 비슷했다. 지난 1분기 회수 규모는 3473억달러(약 514조7000억원)로 분기 기준 최대 규모를 기록했지만, 이 중 81.2%가 단 2건의 메가딜에 집중됐다.
특히 이번 분기 전체 회수 규모의 72%는 스페이스X의 2500억달러 규모 xAI 인수가 차지했다. 두 회사 모두 일론 머스크가 지배하는 기업인 만큼, 이번 거래는 일반적인 M&A(인수·합병)보다는 계열사 재편이나 통합에 가까운 성격으로 해석된다. 다음으로 큰 거래 규모는 구글의 위즈 인수였다. 구글은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이스라엘 사이버보안 기업 위즈를 320억달러에 최종 인수했다. 이는 구글 역사상 최대 규모의 M&A로, 위즈는 거래 완료 후 구글 클라우드에 편입된다.
스웨덴 재벌家…숨 고르던 스테그라에 14억유로 수혈
| 마커스 발렌버그 발렌버그 인베스트먼츠 회장 |
스웨덴 친환경 철강 스타트업 스테그라(Stegra)가 스웨덴의 대표 재벌가인 발렌베리 가문(Wallenberg family)이 주도한 컨소시엄으로부터 약 14억유로(약 2조4398억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로 회사는 그동안 지연됐던 신규 제철소 건설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선 그동안 AI 중심으로 재편돼 온 벤처투자 시장에서도 기후테크에 여전히 대규모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발렌베리 인베스트먼츠가 주도한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신규 투자자로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Temasek)과 IMAS 재단이 참여했다. 기존 주주로는 북유럽계 사모펀드(PE) 운용사 알토르(Altor), 기후테크 전문 투자사 하이24(Hy24)와 저스트 클라이밋(Just Climate) 등이 투자에 참여했다.
발렌베리 인베스트먼츠는 2억5000만유로를 지분 투자를 집행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가 마무리되면 발렌베리 인베스트먼츠는 자사 고문인 호칸 부슈케(Hakan Buskhe)를 스테그라 이사회 멤버로, 선임 고문인 레이프 요한손(Leif Johansson)을 이사회 의장으로 각각 추천할 계획이다.
2020년 설립된 스테그라(구 H2 그린 스틸)는 스웨덴 철강회사로, 현재 스웨덴 북부에 대형 제철소를 짓고 있다. 이 제철소는 철광석 기반 제강 과정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돼 온 석탄 대신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수소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스테그라는 이를 통해 기존 공정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5% 줄인 철강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65억유로(약 11조327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 스테그라는 지난해 비용 상승과 정부 보조금 부족 등 여러 문제로 자금난을 겪었다. 하지만 이번 추가 자금 조달로 친환경 제철소의 건설과 시운전을 완료할 수 있는 충분한 자금 기반을 확보하면서, 몇 달간 지체됐던 공사 속도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헨리크 헨릭손(Henrik Henriksson) 스테그라 CEO는 "이번 자금 조달은 매우 어려운 거시경제 환경 속에서도 회사의 친환경 사업 모델에 대한 강한 확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요한손 발렌베리 인베스트먼츠 선임 고문은 "스테그라의 경쟁력과 친환경 철강의 상업적 매력에 대해 확신하고 있다"며 "이 프로젝트는 산업국가로서 스웨덴의 위상에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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