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끝, 물줄기 터졌다"…헬스케어·AI·핀테크서 쏟아진 유니콘
[글로벌스타트업씬]10월 3주- 2025.10.18 06:00
- 지난달 전 세계에서 신규 유니콘(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이 쏟아지며 최근 3년여 만에 월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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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전 세계에서 신규 유니콘(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이 쏟아지며 최근 3년여 만에 월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픽사베이 |
18일 글로벌 기업정보 플랫폼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 간 전 세계에서 총 26개 스타트업(기업가치 380억달러·한화 약 54조원)이 유니콘 대열에 새롭게 합류했다. 이는 2022년 6월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유동성이 넘쳐났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매달 50~60개 안팎 쏟아졌던 신규 유니콘은 최근 3년간 월간 기준 10개 안팎으로 급감했었다. 지난 8월엔 4개밖에 나오지 않아 유니콘 가뭄이 여전하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기술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잇따르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실제 1~9월 누적 기준 신규 유니콘 수는 2023년 72개에서 2024년 90개, 올해 118개로 각각 늘었다.
미국서 무더기 유니콘…영국서도 2곳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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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한 달 간 전 세계에서 총 26개 스타트업(기업가치 380억달러·한화 약 54조원)이 유니콘 대열에 새롭게 합류했다. /그래픽=크런치베이스 갈무리 |
분야별로는 헬스케어와 AI(인공지능) 스타트업이 가장 많았다. 핀테크와 법률, 반도체, 양자컴퓨팅, 항공우주 등 분야에서도 유니콘이 나왔다. 기업가치는 영국의 AI 데이터센터 스타트업인 엔스케일(32억달러)과 미국의 법률 기술 스타트업 파일바인(30억달러), AI 인프라 스타트업 바세텐(22억달러), AI 데이터 스타트업 인비저블테크놀로지(20억달러) 등 순으로 높았다.
한편 지난달 IPO(기업공개)·M&A(인수합병) 등으로 유니콘 명단에서 제외된 글로벌 스타트업은 11곳이다. 스웨덴 클라나, 미국 넷스코프·피규어 등이 증시에 상장하며 유니콘 타이틀을 뗐다. 데이터플랫폼 스타트업 스타시그는 오픈AI에, 원격 의료 스타트업 서티메디슨은 리메디메즈에 각각 인수됐다.
"드디어 휴전" 이스라엘로 쏠리는 벤처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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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아비브=AP/뉴시스] 1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인질 광장'에서 시민들이 가자지구에서 석방된 이스라엘 인질들의 모습을 생중계로 지켜보고 있다.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시작하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지도자들은 즉각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2025.10.13.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 현지 VC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휴전 주도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의 문의가 급증하고 자금도 유입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에서 프로테고벤처스·앤드벤처스 등 2개 VC를 운영 중인 리 모저 설립자는 "해외시장에서 펀드 자금을 조달 중인데 휴전협상 이후 약 30% 더 많은 미팅이 잡혔다"며 "전쟁 이후 연락이 끊겼던 미국·유럽의 LP들로부터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어 "이미 몇몇 패밀리 오피스들이 이스라엘 방산 기술 스타트업 펀드에 투자금을 송금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의 비영리기구 스타트업네이션센트럴에 따르면 이스라엘 스타트업들은 올 상반기 약 95억달러(약 13조5000억원)를 조달했다. 이는 가자전쟁 여파로 스타트업 투자가 급감했던 2024년 상반기보다 35% 증가한 수치인데 올 하반기에는 더 좋아질 것이라는 해석이다.
세콰이어캐피탈에서 이스라엘 투자를 총괄했던 하임 새저는 "최근 2년간 이스라엘에 다소 거리를 뒀던 글로벌 LP들이 투자를 재개하는 상황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며 "미국이 가자지구 휴전에 적극 개입하면서 투자시장에 안정적인 기류가 형성되고 있어 기술기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투자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브콜 쏟아지는 영국 AI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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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AI 데이터센터 스타트업 엔스케일이 마이크로소프트(MS)·엔비디아·오픈AI 등 글로벌 기업들의 'AI 인프라 파트너'로 평가받으며 급부상하고 있다. /사진=엔스케일 홈페이지 캡처 |
블룸버그통신·로이터통신·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을 종합하면 엔스케일은 최근 MS와 미국, 포르투갈, 노르웨이, 영국 등 4개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20만개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올초 5만여개 AI 칩 공급 계약을 맺은 것에서 규모를 확대한 것이다.
조쉬 페인 엔스케일 CEO(최고경영자)는 "유럽의 가장 큰 문제는 컴퓨팅 용량 부족과 극도로 파편화된 시장"이라며 "MS 등과의 대규모 인프라 협력은 유럽 AI 자립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엔스케일은 AI 기반 하이퍼스케일 클라우드 인프라 업체로 '유럽판 코어위브'로 불린다. 암호화폐 채굴 인프라 기업인 아르콘에너지에서 지난해 5월 분사한 신생업체지만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32억달러(약 4조5000억원)에 달한다.
MS뿐 아니라 엔비디아, 노키아, 아커 등이 엔스케일과 전략적 파트너 협약을 맺고 17억달러(약 2조4000억원) 이상 투자했다. 오픈AI의 노르웨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도 엔스케일이 전략적 파트너로 나선다. 싱가포르 통신기업 싱텔과도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다. 지금까지 샌트캐피털파트너스, G스퀘어드, 포인트72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했으며 내년 하반기 IPO(기업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3분기 벤처투자 가장 많이 한 글로벌 VC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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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분기 글로벌 벤처투자 시장에서 가장 많이 투자를 이끈 VC들/그래픽=크런치베이스 갈무리 |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올 3분기 가장 활발히 투자 라운드를 주도한 VC는 인사이트파트너스다. 이 업체는 AI 스타트업 데이터브릭스와 법률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파일바인 등 총 19건의 투자 라운드를 이끌었다.
이어 액셀이 14건, 피크XV파트너스(옛 세쿼이어 인도 및 동남아시아)·제너럴카탈리스트가 각각 13건으로 리드 투자 건수가 많았다. 앤드리슨호로위츠는 12건, 뉴엔터프라이즈어소시에이츠는 9건 등 순이었다.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입한 VC는 피델리티(144억달러)·아이코닉캐피탈(136억달러)·라이트스피드벤처파트너스(135억달러) 등이다. 이들 VC는 '오픈AI 대항마'로 불리는 대형 AI 스타트업 앤스로픽 투자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시드 라운드 이후 후속 투자를 가장 많이 한 곳은 Y콤비네이터다.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시드 투자자로 알려진 Y콤비네이터는 올 3분기에만 45회 후속 투자에 나섰다. 제너럴카탈리스트와 앤드리슨호로위츠, 인사이트파트너스 등은 25~29건의 후속 투자를 진행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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